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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레인지 셔츠룸의 실패 이유

"인테리어 평당 350만 원 밑으로는 손님들이 문 열자마자 나갑니다." 이 한마디를 무시하고 2021년 마포구 서교동 지하 180평 부지에 룸 12개짜리 미드레인지 셔츠룸을 열었던 게 내 첫 번째 패착이었다. 월 매출 3000만 원이라는 숫자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 숨은 감가상각과 소모품비의 실체를 모르면 결국 나처럼 6개월 만에 보증금 까먹고 야반도주하게 된다. 당시 내가 시도했던 두 가지 경로, 즉 하이엔드 멤버십 룸과 대중적인 미드레인지 셔츠룸의 실제 원가 구조를 철저히 까발려 주겠다.

질문 1: 매출 3000만 원이면 남는 게 있어야 정상 아닌가? 왜 마이너스가 났을까?

일반인들은 술값 50만 원 받으면 원가가 10만 원쯤 되겠거니 생각한다. 완전히 틀렸다. 지하 룸 비즈니스는 습기와의 전쟁이며, 24시간 가동되는 다이킨 VRV S 멀티 에어컨의 고질적인 CH05 에러(통신 오류) 수리비와 필터 청소비로만 매달 120만 원이 나갔다. 여기에 매일 쏟아지는 린넨과 셔츠를 세탁하기 위해 LG 트롬 24kg 워시타워 두 대를 풀가동하면서 나오는 전기세와 수도세, 그리고 1회용 소모품비가 매출의 15%를 갉아먹는다.

흔히 유흥 업종 비교를 할 때 테이블 회전율만 보는데, 진짜 무서운 건 '인건비 선지급 구조'다. 손님이 외상을 달면 마담과 부장에게 먼저 와리(수수료)를 떼어줘야 하므로, 매출이 늘어날수록 통장 잔고는 오히려 마르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질문 2: 하이엔드 VIP 룸과 미드레인지 룸의 원가 구조는 실제로 어떻게 다른가?

나는 처음에 인테리어에 4억을 처바른 하이엔드 VIP 콘셉트를 시도했다가, 곧바로 150k 단가의 대중적 셔츠룸으로 피벗했다. 하이엔드에서는 로얄살루트 21년산 같은 고가 양주를 들여놓았지만, 손님들이 가격을 빤히 알고 있어 마진율을 40% 이상 붙이기 힘들었다. 반면 미드레인지 룸은 골든블루 12년산 위주로 세팅하여 주류 마진율 자체는 70%에 육박했다.

하지만 미드레인지의 치명적인 약점은 소모품과 시설 파손 속도였다. 하루에 방을 4번 회전시키니 인조가죽 소파가 3달 만에 헤지고, 취객들이 문짝을 부숴 매달 문짝 보수 비용만 80만 원이 깨졌다. 구체적인 주류 사입가와 룸 세팅비의 세부 포지션은 상세 정보 확인을 통해 업계 표준 단가표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이해가 빠를 거다. 결국 객단가가 낮아질수록 관리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셈이다.

지금 당장 네가 해야 할 일은 창업 찌라시나 들여다보는 게 아니다. 네가 타겟팅하는 지역의 소방 완비증명서 발급을 위한 스프링클러 배관 이설 비용부터 소방공사에 직접 견적을 넣어보는 것이다.